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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석원,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by mirerooo 2020. 1. 22.
  • 자기는 다른 이들처럼 그림에 죽고 못 사는 예술가가 아니라 그저 평생 의무감에 그림을 그려왔을 뿐이라고. 알고 보니 (장자크) 상페는 원래 다른 일을 하고 싶었으나 거기에는 소질이 없어 부득이 택한 것이 그림이었다. 그랬던 일이 평생의 업이 되고 돈과 명성까지 가져다주었지만 끝내 열정마저 주지는 못했던 것. 결국, 유명 화가라는 사실만 빼면 그 역시 하고 싶은 일을 며 살지 못한 것은 여늬 평범한 사람들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삶이었으나, 그런 현실을 덤덤히 받아들였다는 점만은 남들과 달랐던 것이다. - 상페 중
  • 내가 아는 다른 이를 안다는 그 확신에 찬 전제가 늘 속단과 오해를 부른다는 걸 알기에, 나는 누굴 안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당연히 상대도 그러지 않기를 가까울수록 더 바라고. 그건 내가 복잡하거나 대단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든 몇 마디 말이나 경험으로 판단되고, 규정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 통 중
  • 이처럼 하나를 피하면 또 하나가, 사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공적인 영역에서 원치 않는 일을 감내해야 하는 순간은 멈춤 없이 다가온다. 그렇기에 어떤 사람들은 어릴 때 중요하게 여겼던 꿈이나 목표 같은 것들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하지 않을 자유를 얻는 일이 더 이루기 어렵고 가치 있는 일로 여기는 건 아닐까. 그래서 난 의사가 된 그 친구가 어릴 적 자기 방 벽에 이런 격문을 붙여놓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했던 이유를 충분히 수긍한다. ‘지금 노력하지 않으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한다.’ 그래.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더 중요하다. - 하지 않을 자유 중
  • 지금의 내 감정이 진짜인지 이닌지를 고민하는 것이 무슨 소용 있을까. 이미 그 감정에 이끌려 행동하고 있고 진실이 무엇이든 그 행위를 멈출 수 없다면. -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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